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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8명 심층인터뷰… "강간 피해만큼 트라우마 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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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산가정성통합센터
댓글 0건 조회 1,006회 작성일 23-11-03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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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권진흥원, 최초 질적연구 보고서]
"남자 형사 앞에서 영상 재생할 때 분통"
"신상보도에 기억상실" "가해자 감형에 한숨"
연구진, 피해자 고통 감안한 지원체계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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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 N번방 운영자 중 한 명인 '켈리' 신모씨의 항소심 재판이 열리는 2020년 4월 시민단체 회원들이 춘천지방법원에서 집회를 열고 엄중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신씨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음란물 제작과 배포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연합뉴스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들이 겪는 트라우마(심리적 외상)가 강간 피해자와 비슷할 만큼 심각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불법 촬영된 영상이 불특정 다수에 유포되는 과정에서 "성범죄를 반복적으로 겪는 것과 유사한 지속적 학대 피해"를 입는다는 것. 그럼에도 사건 처리와 피해 지원 과정에서 이런 피해자의 고통은 과소평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상담자, 수사기관, 법원, 언론 등 피해자와 접촉하는 부문의 주의와 각성이 필요한 대목이다.

한국여성인권진흥원(진흥원)은 31일 피해자 8명에 대한 심층 인터뷰를 바탕으로 이 같은 내용의 '디지털 성범죄 유포 및 유포불안 피해 경험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발간했다.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대상 최초의 질적 연구"라는 게 진흥원 설명이다.

보고서는 피해자 면담 결과 그들이 '실존적 생지옥'에 빠진다고 진단했다. 연구진은 "(피해자는) 유포 영상을 확인하는 순간부터 일상의 기본적인 신체활동을 할 수 없는 '극대화된 신체적 고통감'을 경험한다"며 "마치 지옥에 사는 것 같은 경험을 하는 것과 같다"고 기술했다.

피해자들이 직접 설명하는 '생지옥'은 이렇다. 우선 영상이 유포되는 단계에서 피해자들은 "새벽에도 잠을 거의 한두 시간만 자면서 밤새 (유포 영상을) 찾는다" "(이름을 모르는 가해자들을 보며) 그런 사람들하고 같이 사회를 살아가야 한다는 게 싫어서 죽고 싶었다" "난 이제 끝났구나, 결혼은 고사하고 지금 하고 있는 일도 못하겠구나"라고 털어놨다.

사건을 해결하려는 과정도 고통의 연속이다. 한 피해자는 신상이 노출된 언론보도에 "너무 충격이 심해서 해리성 기억상실이 처음으로 왔다"고 증언했다. "경찰서에 갔을 때 남자 형사가 있는 상황에서 영상을 틀고 (유포물 속) 상황을 설명하라고 해서 분통이 터졌다" "진술을 하다 감정적으로 막히면 (기다려 주지 않고) 그냥 바로 넘어간다" "피고인들은 반성문 쓰고 탄원서 내고 우리가 원치 않는 공탁금을 냈다는 거 하나만으로 형량이 깎인다"는 토로도 보고서에 담겼다.

연구진은 인터뷰와 선행연구 검토 등을 종합해 "정신건강 측면에서 디지털 성범죄 피해는 폭행과 협박이 동반된 강간과 강제추행 성범죄 피해자와 유사한 피해를 경험한다고 볼 수 있다"고 규정했다.

연구진은 피해 지원 체계 전반에서 피해자의 트라우마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가령 경찰이 불법 촬영물 유포 사건을 인지했을 때 피해자가 여성이라면 가급적 여성 담당관이 연락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 국내 기관이 직접 영상물을 삭제할 수 없는 해외 사이트나 플랫폼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 간 공조를 강화하고, 부처별로 시행 중인 피해자 지원을 보다 협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여성가족부는 이날 김현숙 장관 주재로 여성폭력방지위원회를 열고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보호를 위해 서울·부산 등 지자체와 중앙정부의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 간에 삭제지원시스템을 연계하고, 국제 공조 강화를 위해 '부다페스트 협약' 가입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부다페스트 협약은 사이버 범죄 공조 절차 등을 규정한 국제협약으로, 지난해 외교부가 유럽평의회에 가입의향서를 제출한 상태다.

홍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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